뉴질랜드 남섬 끝자락에서 불과 30km 떨어진 곳에,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자연의 모습을 간직한 섬이 있습니다. 바로 스튜어트 섬, 또는 마오리어로 '라키우라'라 불리는 이곳은 '빛나는 하늘'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작은 섬은 뉴질랜드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이지만, 그 생태적 가치는 그 어떤 곳보다도 큽니다. 오늘은 이 숨겨진 낙원, 스튜어트 섬의 매력에 빠져보시겠습니다.
자연이 빚어낸 생태계의 보고
스튜어트 섬은 1,746km²의 면적을 자랑하지만, 그 작은 공간 안에 지구상에서 가장 독특하고 풍부한 생태계 중 하나를 품고 있습니다. 이곳은 수천 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은 자연 생태계를 간직하고 있어, 생태학자들에게는 살아있는 실험실과도 같은 곳입니다.
조류의 천국
스튜어트 섬이 '새들의 천국'으로 불리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곳에는 사람보다 더 많은 키위새가 서식하고 있어, 세계적으로 희귀한 조류 관찰 장소로 손꼽힙니다. 특히 스튜어트 섬 키위(Apteryx australis lawryi)는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종입니다.
뿐만 아니라, 비행 불능 야행성 앵무새인 카카포(Strigops habroptilus)도 이곳에서 서식하고 있습니다. 이 독특한 새는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앵무새로, 멸종 위기에 처해 있어 스튜어트 섬에서의 보존 노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원시림의 아름다움
섬의 대부분은 울창한 원시 나한송 숲으로 덮여 있습니다. 이 숲은 뉴질랜드의 원시적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다양한 조류와 식물종의 안식처 역할을 합니다. 리무(Dacrydium cupressinum), 카마히(Weinmannia racemosa), 남부 라타(Metrosideros umbellata) 등이 우점종을 이루는 이 숲은 세계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한 온대 우림 중 하나입니다.
300m 이상의 고도에서는 아고산 마누카(Leptospermum scoparium) 관목이 자라나, 독특한 경관을 만들어냅니다. 이러한 다양한 식생은 섬의 풍부한 생물다양성을 지탱하는 근간이 되고 있습니다.
해양 생태계의 보고
스튜어트 섬 주변의 해양 생태계 역시 놀랍도록 풍부합니다. 다양한 해양 생물의 서식지로, 멸종 위기에 처한 여러 해양 동물들의 안식처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최근 외래 수중 종이 발견되어 토착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어, 이에 대한 보존 노력이 진행 중입니다.
독특한 기후가 만든 특별한 환경
스튜어트 섬의 생태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곳의 독특한 기후를 알아야 합니다. 이 섬은 습하고 온화한 기후를 가지고 있으며, 연간 강우량이 고도에 따라 1,000mm에서 3,000mm까지 다양합니다. 놀랍게도 2주 이상 비가 오지 않는 기간은 드물다고 합니다.
이러한 습윤한 기후는 섬의 풍부한 식생을 지탱하는 근간이 됩니다. 또한 안개가 자주 끼는 기후 특성은 습지 식물과 이끼류가 번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냅니다. 이는 스튜어트 섬만의 독특한 생태계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생태계 보존을 위한 노력
스튜어트 섬의 독특하고 소중한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Stewart Island/Rakiura Community & Environment Trust (SIRCET)의 활동이 눈에 띕니다.
SIRCET는 해충과 잡초 관리를 통한 생태 복원, 지역 주민들의 정원과 산책로, 해변 주변의 토착 야생동물 보호, 하프문 베이 서식지 복원 프로젝트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 사회 토착 식물 양묘장을 운영하고, 스튜어트 섬 토코에카(키위의 일종) 보호 및 모니터링 활동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외래 포식자 제거 노력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고양이, 주머니쥐, 쥐 등 도입된 포식자들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으며, 특히 울바 섬과 같은 근해 섬들에서는 키위, 카카포 등 위협받는 종의 보존을 위해 포식자 제거 활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섬의 85%를 차지하는 라키우라 국립공원을 통해 체계적인 생태계 보호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뉴질랜드 보존부(DOC)의 관리 전략에 따라 다양한 보호 활동이 실시되고 있으며,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를 통한 보존 활동 지원과 환경 교육 및 인식 제고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방문객을 위한 안내
스튜어트 섬을 방문하고자 하는 분들을 위해 몇 가지 정보를 드리겠습니다. 가장 유명한 관광 명소는 단연 라키우라 트랙입니다. 이 트레킹 코스는 해변과 능선을 따라 이어지며, 섬의 아름다운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조류 관찰 역시 스튜어트 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활동입니다. 특히 키위새 관찰은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밤에 진행되는 키위새 관찰 투어에 참여하면, 야생에서 이 희귀한 새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섬의 독특한 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생태 투어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전문 가이드의 안내 하에 진행되어, 섬의 자연을 배우고 즐기는 동시에 보존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스튜어트 섬은 뉴질랜드의 숨겨진 보석과 같은 곳입니다. 독특하고 풍부한 생태계를 간직한 이 자연의 낙원은 현대 문명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채 원시적인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곳을 방문하는 것은 지구의 마지막 남은 원시 자연을 경험하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에게는 이 소중한 생태계를 보존해야 할 책임도 있습니다. 스튜어트 섬을 방문할 때는 자연을 존중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책임감 있는 여행자가 되어주시기 바랍니다.
스튜어트 섬은 우리에게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해주는 동시에, 생태계 보존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소중한 장소입니다. 이 숨겨진 낙원이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 아름다움을 간직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